내 어릴 적 한가위는
고춘식
내 어릴 적 한가위는 마음부터 바빴지요 뒷동산 개암나무 서둘러 속이 차고 집집이 떡쌀 절구질 큰 마당엔 햇볕뿐
송편 빚는 손맵시는 바느질을 닮았던가 어머니는 버선볼을 송편마다 그렸지요 김씨네 며늘아기가 예쁜 딸을 낳았댔죠
김이 설설 무쇠솥엔 집안 가득 솥향기가 밤소 콩소 갖은 송편 켜켜이 익을 때쯤 멀리서 오신 손님들 기침 소리 들렸지요
보름달 둥두렷이 징소리로 밝아오면 고(高) 서방네 외동아들 혼자 숨어 울었지요 열한 살 어린 나이는 그 까닭을 모르고요 <저작권자 ⓒ 참교육 학부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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