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학부모신문

늘봄학교는 어린이들의 행복 중심으로

참교육 학부모신문 | 기사입력 2025/05/05 [11:49]

늘봄학교는 어린이들의 행복 중심으로

참교육 학부모신문 | 입력 : 2025/05/05 [11:49]

늘봄학교는

어린이들의 행복 중심으로

 

학교에서 돌봄교실 제도를 시행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돌봄 공백이 발생해 초등학생들 대다수는 ’학원 뺑뺑이‘를 돌거나 방치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고자 정부는 2023년 ’늘봄학교‘ 정책을 도입하면서 1년 반 정도 시범운영 과정을 거쳐 2024년 2학기부터 모든 초등학교 1학년에게 전면 시행하고 올해는 초등 2학년으로 범위를 확대하였다. 

 

▲ 출처 : 아이클릭 아트


국정과제로 소개된 초등 늘봄학교 일과는 아래 그림 1.과 같았다. 초등 모든 학년을 대상으로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공백 없는 안전한 돌봄을 제공할 것이라는 교육부의 발표에 학부모들, 특히 맞벌이, 돌봄 소외 계층 가정은 국가 책임 돌봄 정책을 굉장히 환영했다.

 

▲ 그림 1. 초등 늘봄학교 일과


그러나 2023년 첫 시작, 시범운영 과정부터 여러 문제점이 발생했다. 

 

1. 시범학교 선정 오류 

- 늘봄교실 수요조사 과정 없이 교육청에서 시범학교를 임의로 선정

- 선정 학교 학생 수와 수요를 고려하지 않아 이용률 분석에 오류 발생

 

2. 준비되지 않은 학교 현장과 소통 없이 정책 시행

- 돌봄교실 전용공간이 없어 겸용교실을 이용하는 곳이 많음. 이는 어린이들이 장시간 교실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과 겸용교실 담임교사의 불편함이 공존

- 돌봄업무에 대한 업무분장이 불명확하여 돌봄업무 담당교사와 돌봄전담사와의 갈등을 유발

- 별도의 돌봄 전문 인력 추가 배치가 부족해 학교 현장 혼란 야기

- 각 학교별로 학생수, 돌봄 수요율 등의 상황이 모두 다른데 이를 무시하고 일률적인 정책 강요

 

3. 학부모 대상 홍보 부족

- 2023년 늘봄교실 정책 시행 시, 학부모 수요조사가 없었고 선정학교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여 늘봄교실을 이용하지 못한 학부모가 많음.

- 2024년 늘봄학교 시범운영 학교가 확대되었지만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늘봄학교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으며 학부모들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음.

 

4. 돌봄교실의 질적 확대는 미고려

- 놀이와 관계 형성 중심의 프로그램이 아닌 수업의 연장처럼 여겨지는 독서논술, 놀이영어, 창의수학 등의 프로그램으로 다수 편성되어 있으며 방과후 수업을 이용하지 않는 어린이들은 강제로 수업에 참여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이는 ’돌봄‘이라는 취지와 맞지 않음

- 한 교실당 수용 가능한 학생이 25명 이상인 곳도 있어 돌봄전담사 1명이 간식, 프로그램 참여, 방과후수업과 학원 시간 체크, 그밖에 서류업무들을 도맡아 하기엔 업무 과다로 어린이들을 세심하게 돌 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음

- 돌봄교실에서는 경계성 지능장애, ADHD, 그밖의 장애아동에 대한 별도로 인력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 많아 아이들과 전담사가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고 통합돌봄의 한계가 존재함. 이에 대한 개선책 필요

 

어떤 정책이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학부모들은 시범운영 과정을 철저히 평가하고 각 학교 현장과 상황에 맞게 인력과 예산이 지원되면서 본래의 취지대로 늘봄학교가 잘 정착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올해 3월 내내 초등학교는 정말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늘봄학교, 늘봄과정, 맞춤형 프로그램, 선택형 프로그램, 선택형 교육 프로그램, 선택형 돌봄 프로그램, 늘봄교실, 늘봄 전용교실, 늘봄 겸용교실, 돌봄교실, 돌봄 전용교실, 돌봄 겸용교실...  위 <그림 1. 초등 늘봄학교의 일과>처럼 기존 돌봄의 확장판이라 생각했던 늘봄학교가 세분화되어 온갖 용어가 생겨난 것도 복잡한데 각각의 운영방식이 모두 달라 우리 아이에게 맞는 돌봄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신입생 학부모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학교 담당자에게 물어봐도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도대체 2년 동안 무엇을 준비한 건가! 또한 공백 없는 돌봄을 기대했던 학부모들은 아래 그림 2.와 같은 프로그램 운영표를 보며 ’이게 우리가 생각한 늘봄학교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여전히 전용 공간 없이 교실을 쪼개서 쓰는 교사와 어린이들. 정규수업 후 학교에서 정한 2시간 프로그램을 강제로 수행해야 하는 어린이들. 이 시간이 끝나면 오후 3시쯤, 다시 학원으로 내몰리는 어린이들. 지금 운영되는 늘봄학교는 어린이들이 선택하지 않은 방과후 수업을 수익자 부담이 아닌 국가 예산으로 받는 형태일 뿐이다. 

 

▲ 그림 2. 늘봄학교 맞춤형 프로그램 안내


국가가 책임지는 돌봄은 저출생 시대에 당면한 우리의 주요 과제다. 학부모들은 학교를 포함한 마을 안에서의 안전한 돌봄을 원하지만 위에 지적한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 여전히 어린이들은 세심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학교 현장의 노동자들은 고통 받고 있다. 돌봄 전용공간 별도 마련, 돌봄업무 분리 등으로 더 높은 질의 서비스를 어린이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는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도 원하는 사항이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학교 수업 끝나고 친구들과 재밌고 즐겁게 놀면서 지내는 것이며 공동체 내 관계 형성이라는 교육 측면에도 부합한다. 교육부는 학교 안팎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활용하여 희망하는 초등학생에게 정규수업 전후로 양질의 교육‧돌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늘봄학교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물론 가장 중심에 두어야 할 가치는 어린이들 당사자들의 행복이다.

강 영 미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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