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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에 묻힌 아동들의 소리, ‘어른들의 전쟁’은 멈춰야 한다.
2026년 4월 현재, 중동의 하늘은 검은 연기로 뒤덮여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결렬되고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되었고, 포성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전략적 대립 뒤에 가려진 가장 참혹한 진실은, 이 전쟁이 가장 작고 연약한 존재들을 집어삼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두 달간의 교전으로 380명이 넘는 아동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2월, 이란 남부의 한 초등학교가 폭격 받아 어린이들 175명이 한꺼번에 세상을 떠난 비극은 전 세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동들 120만 명이 집을 잃고 떠돌고 있으며, 해로 봉쇄로 인한 의약품과 식량 부족은 남은 아동들의 생명줄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란 내 최소 20개의 학교와 10개의 병원이 파괴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입어 아동들은 기초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미군과 이란의 해상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의약품과 백신 등 필수 물자의 공급망이 끊겼습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소아용 필수 의약품 공급이 최대 6개월까지 지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연료와 비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느린 속도의 기근’ 경고가 나왔습니다. 특히 가자 지구의 밀가루 가격이 폭등하여, 동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아동들은 심각한 영양실조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쟁은 평등하지 않습니다.
이 비극의 본질은 명확합니다. 어른들의 이기심과 정치적 야욕이 쏘아 올린 포탄의 가장 앞선 희생자는 언제나 무고한 아동들이라는 점입니다.
학교 폭격과 식량 공급망 봉쇄는 아동을 방패막이로 삼거나, 미래 세대의 싹을 잘라버리는 반인륜적 행태가 여전히 자행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분쟁 지역의 어린이들은 불균형적으로 피해를 받으며 자라고 있고, 많은 어린이들은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거나, 일부는 무장한 상대국의 군인들로 인해서 크나큰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당하기도 합니다. 직접적인 물리적 학대가 없더라도 분쟁 지역의 어린이들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과 이별을 겪으며 큰 두려움, 슬픔을 겪고 학교에도 다니지 못하는 이 상황이 향후 수백만 명에게 커다란 정신 건강 문제로 발현될 수 있습니다. 이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뇌의 발달 방식을 영구적으로 바꿀 수 있고, 그 영향은 성인이 될 때까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동기는 신체와 정신이 형성되는 결정적인 시기입니다. 전쟁은 이 시기에 누려야 할 모든 발달의 기회를 앗아갑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CRC)은 어떤 아동도 인종, 종교, 정치적 배경에 관계 없이 전쟁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어른들의 정치적 대립이 아동의 생명을 위협하는 수단이 되는 것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입니다.
국제사회에 요구합니다.
아동 보호를 위한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 보완을 서둘러야 합니다.
첫째, 분쟁 지역 내 ‘아동 보호 특별 구역’의 법적 강제력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학교와 병원, 보육 시설은 어떤 정치적 명분으로도 군사적 표적이 될 수 없음을 국제법으로 재확인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즉각적인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해 전범에 준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둘째, ‘인도주의적 통로’ 개방을 정례화하고 제도화해야 합니다. 전쟁 중이라 할지라도 아동을 위한 필수 백신, 영양식, 긴급 의약품 전달을 위한 통로만큼은 국제기구의 감시하에 상시 개방해야 합니다. 물류 봉쇄가 아동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무기로 사용되는 것을 결코 묵과해서는 안 됩니다.
셋째, ‘보이지 않는 상처’를 위한 국제 치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폭격의 공포를 겪은 아동들의 트라우마는 한 세대의 미래를 파괴합니다. 분쟁 지역 아동들을 위한 전문적인 심리 치료와 교육 재개를 전담하는 국제 기금과 전문가 파견 매뉴얼을 상설 운영해야 합니다.
넷째, 전쟁 중에도 교육은 중단하지 않아야 합니다. 학교와 병원을 ‘공격 금지 구역’으로 선포하고 이를 어길 시 국제법에 따라 엄격한 책임을 묻는 감시 체계가 작동해야 합니다. 분쟁 지역 아동들을 위한 ‘디지털 학습권’ 보장과 임시 교육 시설 지원에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아동들은 전쟁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국경선을 긋지도 않았고, 이념의 대립을 원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이 원한 것은 그저 평범한 내일과 학교에 갈 수 있는 일상이었습니다. 어른들의 탐욕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제물로 삼는 행위는 인류 문명의 수치이자 실패입니다.
전쟁은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아니, 최소한 아이들의 생존권만큼은 그 어떤 정치 논리보다 우선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차가운 대피소에서 공포에 떨고 있을 아동들을 위해, 국제사회는 더 늦기 전에 실질적인 행동으로 답해야 합니다. 아동을 죽이는 전쟁에 인류의 미래는 없습니다. 강영미(참교육 학부모회 회장) <저작권자 ⓒ 참교육 학부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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