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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인권>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무엇을 얻고 싶어 하는가

참교육 학부모신문 | 기사입력 2026/05/05 [09:00]

어린이·청소년 인권>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무엇을 얻고 싶어 하는가

참교육 학부모신문 | 입력 : 2026/05/05 [09:00]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무엇을 얻고 싶어 하는가

 

▲ 출처 : 아이클릭 아트


촉법소년 연령 하향(정확히는 ‘형사 미성년자 연령 기준 하향’)이라는 카드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2월 24일 국무회의 발언 때문이다. 이는 2022년 대선 당시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문제이기도 해서, 현 정부의 일관된 스탠스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과연 실효가 있는 정책인가.

 

많은 아동복지, 구호단체, 관련 학회와 법률단체는 형사 처벌 연령을 하향시키는 것이 실증 효과가 전혀 없는 정책이며, 국제 규범에도 반한다고 말한다. 또한 형사 처벌 확대가 실제로는 오히려 아동을 고립시키고 교정 가능성을 박탈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해 온 바 있다. 이는 한쪽의 궤변이나 의견이 아니라, 실증 연구와 각국의 사례에서 여러 번 입증받은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왜 또다시 어린이의 처벌을 이야기하는가?

 

논의의 배경에 있는 혐오

지난 몇 년간 흉악범죄를 저지른 어린이와 청소년의 사례가 미디어에 크게 부각되었다. 각종 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그런 사례들이 화제가 됐고,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다고 하는 악한 어린이”를 그리고 이들을 응징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픽션도 쏟아졌다.

 

그러나 이는 엄밀히 말하면 ‘촉법소년’이라는 말은 오용 오류로 보인다. 촉법소년은 일반형사절차가 아닌 「소년법」만 적용받는 만 10세부터 13세까지인 소년범을 지칭하며, 만 14세 이상은 「소년법」과 일반형사절차를 수사기관에서 택일하여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화제가 된 사건들은 대개 「소년법」이 아니라 일반형사절차로 처벌받았거나 「소년법」에서도 가장 높은 처분을 받은 사례들뿐이다. 「소년법」조차도 적용되지 않는 불처벌 연령 기준은 이미 만 10세까지 하향된 바 있다. 지금 만 13세 일부에게 일반 형사 절차를 받도록 한다고 해서 우리 사회는 대체 어떤 실익을 거둔단 말인가?

 

결국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를 이끄는 것은 정책과 제도에 대한 점검과 개선 요구라기보다는 범죄자와 아동에 대한 혐오 담론이다. ‘요즘 애들이 벌을 안 받아서 말을 안 듣는 거다’라는 프레임 속에서, 사람들은 미성숙하고 흉포한 그들을 응징하고 처벌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목소리가 없는 자들을 처벌하길 바란다는 것

올랭프 드 구주는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선언〉(1791)에서 이렇게 썼다. “여성은 교수대에 오를 권리를 가졌다. 마찬가지로 여성은 법이 규정한 공공질서를 어지럽히지 않는 한, 연단에 오를 권리를 가져야 한다.” 

 

2026년 현재, 대다수의 연단은 인터넷 안에서 만들어지곤 한다. 그런데 현재 만 14세 미만 어린이는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 가입도 안 된다. 이들은 자기의 이름을 걸고 내놓을 목소리는 없는데 끊임없이 단두대에 서고 있다. 현실에서는 오히려 목소리를 내기 어렵기에 더 쉽게 비난받고 사회적 단죄의 대상이 되기 쉽다.

 

어린이가 선하고 무고하므로 범죄를 저지를 리 없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린이는 자기 자신을 내보일 기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악하고 통제 불가능한 존재거나 선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단순하게 이미지화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어린이도 마찬가지로, 변화 가능성이 있고 다양한 측면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촉법소년을 감옥에 가두고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강한 처벌만 있고 교화도 반성도 되지 않는다면 그 이후의 보복이나 재범은 어떻게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이 논의에서 피해자의 회복 문제는 대체 얼마나 고민되고 있는가? 대중의 짧은 통쾌함을 위해 어린이를 형사 법정에 세우려 한다면, 이는 실패한 정치와 사회일 것이다.

치리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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